에게

  2018시즌을 마치고 은퇴한 신종길. 그가 이글스에 속해 있던 2008년, 자신의 트레이드 소식을 접하면서 타이거즈가 아니면 가지 않겠다고 한 이야기는 꽤나 유명해진 일화다. 팀이 위대해지는 순간이다. 팀이 선수에게 주는 것은 소속감만이 아니다. 팀은 팀의 분위기와 문화, 팀이 누려온 영광이나 팀이 지향하는 비전까지 팀컬러의 모든 것을 선수에게 부여한다. 그래서 팀을 옮기는 것이 언제나 자연스러운 건 아니다. 양준혁은 해태타이거즈로의 이적을 거부한 일이 있었고, 현재 히어로즈의 감독인 손혁도 해태타이거즈로의 트레이드를 거부한 적이 있다. 손혁은 그 일로 다소 젊은 나이에 선수생활을 접게 됐다. 공교롭게도 양준혁과 손혁이 거부한 팀이 타이거즈였다. 당시만 해도 영·호남 팀간의 트레이드는 무척이나 낯선 풍경이었다. 팀간의 정서도 그랬고, 선수들끼리의 적대의식도 강했다. 양준혁도 타이거즈에 갈 바에야 마이너리그에서 뛰겠다고 할 정도였다. 정치적 타산에 의해 성립된 대립이 스포츠를 통해 더 강화된 것이다. 그러나 스포츠의 정치성은 그라운드에서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스포츠의 정치성은 유니폼의 배면에 스며들어 있다. 유니폼은 팀이면서 팀 이상의 것이 함의돼 있다. 그래서 유니폼을 바꿔 입는 것이 언제나 수월한 일은 아니다. 선수에게도 그렇지만 팬들에게도 응원팀의 소속 선수가 다른 유니폼을 입는 것을 바라보는 일은 낯설고 어렵다.

   타이거즈 소속이던 안치홍이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입으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안치홍도 예상 못했을 것이다. 팀이 자신을 붙잡는 데 공을 들이지 않을 것을. 구단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선수 측에서 자이언츠와 협상을 진행했고, 결국 안치홍은 자이언츠와 2+2년 최대 56억에 계약을 체결했다. 안치홍을 놓친 건 구단의 패착이 분명하다. 시장의 흐름을 잘못 읽은 것이다. 과열된 FA시장의 거품이 꺼져가는 것을 구단이 마치 협상의 모든 키를 쥐고 있는 것처럼 오해한 것이다. 시장의 흐름과는 상관없이 잡아야 하는 선수에 대해서는 공을 들여야 하는데, 구단은 너무 느긋했고 선수는 팀을 떠났다.

(각 구단이 단장을 선임하는 방식도 사실 코미디에 가깝다. 스포츠행정이나 스포츠경영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사람에게 팀의 경영을 맡긴다. A팀이 젊은 사람에게 단장을 맡기니 B팀도, C팀도,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에게 단장을 맡긴다. 선수출신이면 누구나 단장이 될 수 있다. 단장이 되는 데 특별한 자격은 없다. KBO는 상당히 폐쇄적인 집단이고, 그 집단 내에서만 활발하게 교류된다. 기이한 유행이 확산된다. 잘못된 경영문화를 비추어볼 거울이 없고, 그럴 의지도 없다.)

 

  절대로 타이거즈의 유니폼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선수가 타이거즈의 유니폼을 입는 일도 종종 있다. 2020 시즌의 류지혁이다. 그도 베어스에 대한 소속감과 애정이 남달랐던 선수다. 트레이드 소식을 접하고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그 만감 중 99.9의 감정은 아쉬움이었을 것이다. 그가 박건우와 포응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를 기사로 접하고 나도 가슴이 뜨거워졌다.

(http://www.spotvnews.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360959)

 

  5년의 시간을 백업에 머물렀던 팀이지만, 그 팀은 류지혁에게 주전으로서의 꿈을 심어준 팀이다. 팀은 늘 정상이었다. 그런 팀의 백업이라서 자부심도 강했을 것이다. 팀은 그에게 자부심을 주었고, 류지혁은 그 자부심만큼 성장하고 싶었다. 좌절한 순간도 있었겠지만 간절한 사람들에게는 그 좌절마저도 꿈이다.

 

  베어스의 유니폼 외에는 어떤 유니폼도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그였지만, 타이거즈의 유니폼을 입혀 놓으니 제법 타이거즈의 느낌이 난다. 이제 류지혁의 팀은 베어스가 아닌 타이거즈다. 이적해 오자마자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지만 안타깝게도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최소 2주 정도의 공백이 있을 것이다. 팀은 그의 공백기를 어떻게든 버티면서 그를 기다릴 것이다. 팀은 선수보다 위대하지만, 그 위대한 팀이란 결국 선수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류지혁이 건강하게 복귀할 때까지 팀은 위대하지 않은 채로 그를 기다린다.

 

(상략)

 

…진흙에 범벅되는 하얀 인조 깃털

그 난처한 아름다움.

 

아니면

야간 비행 실수로

낡은 고가도로 교각 끝에

불시착한 천사

 

가까스로 매달린 채

엉덩이를 내보이며

날개는 추스르는 모습이 그려진다.

 

아니면

비둘기 똥 가득한

중세의 첨탑 위에서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측은하게 지상을 내려다보는

그 망연자실.

 

                                                      - 허연, 「내가 원하는 천사」 부분.

 

 

  타일러 스캑스가 천사였다면 그의 날개는 진흙투성이였을 것이다. 꾸준히 날갯짓을 해왔지만 어디도 맘껏 날아보지 못한. 그 ‘난처한 아름다움’

 

 엔젤스에 지명되었으나 엔젤스의 전략적 선택에 의해 곧바로 애리조나로 보내진 그는 3년 후 다시 엔젤스에 돌아왔고, 지난 시즌에는 선발투수로서 준수한 활약을 펼친다. 올 시즌에도 로테이션에 포함되어 팀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부상한다.

 

 그러나 2019년 7월 2일,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6월 30일, 오클랜드 전이 그의 마지막 경기가 되고 만다. 이제 완전한 날갯짓으로 진짜 아름다움에 근접해가던 그는 끝내 추락하고 만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에인절스 스타디움은 그저 ‘망연자실’

 

* 예정돼 있던 LA에인절스와 텍사스레인저스의 경기는 취소되었다. 타일러 스캑스가 천사가 되었다면 그는 에인절스 스타디움의 그라운드를 측은하게 내려다보고, 먼 하늘을 향해 날아갔을 것이다. 그가 더 이상 날개를 추스르지 않아도 되는 천사가 되길 기도한다.

 

 어제는 8월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자이언츠에 8:6으로 졌습니다. 스코어상으로는 나쁘지 않은 패배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실제 경기 운용을 들여다보면 암울합니다.

 

  양현종 선수가 1회 5실점을 했지만 2회부터는 안정을 찾아 에이스다운 투구 내용을 보여줍니다. 타석의 선수들도 꾸준히 점수를 보태 4회, 5:4를 만듭니다. 롯데자이언츠도 쉽게 물러날 경기가 아니었지만 어쨌든 5이닝이나 남은 상황에서 1점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7회였습니다. 7회말, 김동한을 대신해 타석에 들어선 채태인 선수가 안타를 치고 나갑니다. 이미 1이닝을 던진 김윤동이었지만 여기까지만 하더라도 지켜볼 만했습니다. 채태인은 대주자 나경민으로 교체되고 타석에 선 안중열에게 보내기 번트 사인이 떨어집니다. 1사 2루. 그 다음 타석에는 전준우 선수. 볼이 연달아 들어갑니다. 3구째 스트라이크를 꽂아넣었지만 김윤동 선수의 구위는 눈에 띄게 저하돼 있었습니다. 전주우 선수가 볼넷으로 출루하여 1사 1, 2루가 됩니다.

 

 ㉠이대진 코치가 투수 교체를 해야 되겠다고 김기태 감독에게 의견을 제시하지만 김기태 감독이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힙니다.

 

 ㉡이대진 코치가 투수 교체를 하기 위해 마운드에 나가려는 순간 김기태 감독이 그를 붙잡습니다. 설명은 없습니다. 그 모습도 중계회면에 잡힙니다.

 

  투수교체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손아섭은 김윤동의 초구를 통타해 우측담장을 넘겨버립니다. 쓰리런홈런. 스코어는 8:4.

 

  ㉠과 ㉡의 선후관계가 실제로 어떠했는지 중계방송을 복기해보지 않아 자신은 없습니다만 아마도, 전준우 타석 전에 ㉠이 이뤄졌고 손아섭 타석 전에 ㉡이 이뤄졌던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사건의 선후관계가 아닙니다. 중요한 건 김기태 감독이 이대진 투수코치의 의견을 묵살했다는 것입니다. 투수 교체 타이밍을 머리를 맞대고 논하다가 투수 교체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그냥 김기태 감독이 독단적으로 투수 교체를 하지 않은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이후 롯데자이언츠는 단 한 점도 추가하지 못했고, 기아타이거즈는 최형우와 나지완 선수가 홈런을 터트려 8:6까지 따라갔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졌지만 잘 싸운 경기’도 아니었습니다. ‘잘못 싸워서 진’ 그런 경기였습니다.

 

  결과를 두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이대진 코치는 분명 투수를 바꾸려고 했고, 경기를 지켜보던 이순철 해설위원도 손아섭 타석에서 투수를 바꿔야 한다고 했습니다. 커뮤니티에서도 투수를 바꾸는 게 좋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바꾸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경기의 패배를 확정지었죠. 이 경기로 기아타이거즈는 8위가 되고 롯데자이언츠는 7위로 올라섰습니다.

 

  김기태 감독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것이 있습니다.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 코칭스태프와의 소통을 중요시한다. 김기태 감독은 선수의 입장과 상황을 충분히 헤아려준다. 특히 베테랑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 소통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소통을 잘하는 감독이라면 임창용 선수와 정성훈 선수를 그 때 2군에 내려보내지 않았겠죠. 기아타이거즈에 뼈를 묻겠다며 돌아온 임창용 선수를 선발로 마운드 위에 세워 무력하고 초라하게 만들지는 않았겠죠. 당장 어제 경기에서도 이대진 코치가 제시하는 의견을 받아들였겠죠.

  선수들의 입장과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임창용 선수가 선발로 나서겠다고 한 건 정말 자신이 선발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었는데, 김기태 감독은 ‘임창용 선수가 하고 싶다고 해서’ 선발로 돌렸다고 했죠.

 

  기사 : 김기태 감독의 ‘임창용 선발 전환 이유’ “본인이 원해서”

  http://sports.hankooki.com/lpage/baseball/201807/sp2018071916185757360.htm

 

  선수가 하고 싶다고 하면 다 시켜주는 게 감독입니까? 비겁합니다. 당신은 진짜 책임질 수 있습니까? 그래서 그렇게 책임진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겁니까? 당신이 감독직에서 물러나면 어제 경기의 상실감이 회복될 거라 믿습니까? 8위로 곤두박질친 팀의 순위가 이해되리라고 믿는 겁니까? 당신의 사퇴는 아무것도 책임지지 못합니다. 오히려 당신에게 도피의 수단이 되겠지요.

 

  일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책임을 진다는 말처럼 가장 무책임한 말도 없다고. 감독으로서 책임을 진다는 건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뜻이 아닙니다. 어제의 경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다시 7회말로 가봅시다. 7회말 1사 1, 2루입니다. 타석에는 롯데자이언츠의 강타자 손아섭 선수입니다. 이때 이대진 코치가 당신에게 뭔가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당신은 들은 척도 하지 않습니다. 감독으로서 경기를 책임진다는 것은 감독으로서 당신이 해야 할 일들에 충실히 복무하는 것입니다. 코칭스태프는 당신의 1인 동아리가 아닙니다. 수석코치가 있고 투수코치가 있습니다. 배터리코치도 있고요. 타격코치도 있습니다. 그들과 함께 경기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가면 좋을지 의견을 모으고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 합니다. 그러고도 팀이 패배하면 그 때는 어쩔 수 없습니다. 경기 결과를 수용하고 자신의 과오가 있었다면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감독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입니다. 말끝마다 감독이 책임지겠다는 말을 하는 게 책임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태도로는 당신은 아무것도 책임질 수 없습니다.

 

  당신이 져야 할 책임의 일부를 지금 임창용 선수가 지고 있는 것입니다. 임창용 선수는 투수조 운용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소통을 중시하는 감독이라면 투수조 최고참의 의견을 귀담아 들었겠죠. 그런데 당신은 이를 항명으로 받아들이고 임창용에게 2군행을 통보했습니다. 웨이버공시까지 시키려고 했죠. 당신은 그런 사람입니다.

 

 임창용 선수는 1군에 다시 올라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게 됩니다. 마땅한 선발 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임창용 선수가 자청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말 선발투수를 하고 싶어서 그랬을까요? 임창용 선수는 책임을 지려고 했던 것입니다. 자신이 의도한 게 아니었지만 자신이 2군에 가 있는 동안 투수진은 더 사정이 안 좋아졌으니까요. 후배들에게 지워질 부담을 자신이 지기로 한 것이지요. 김기태 감독은 임창용 선수에게 다른 의미의 벌투를 내린 것이고, 임창용 선수는 감독을 대신하여 책임을 지고 있는 것입니다. 임창용 선수가 왜, 무엇을 책임져야 하는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그는 책임을 지고 있는 중입니다.

 

 

 

  이대진 코치가 2군으로 간 지(2018년 6월 8일) 수 일이 흘렀습니다. 당시 디시인사이드기아타이거즈갤러리에서 흘러나온 정보에 의하면 임창용 선수와의 갈등 때문에 2군으로 내려간 것처럼 보였습니다. 임창용 편에 서서 김기태 감독과 대립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후 한 기사를 통해 흘러나온 이야기로는 이대진 코치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고 김기태 감독이 이를 수용한 것이라고 합니다만, 뭔가 타이밍이 자연스럽지 않은 모양새입니다. 4연승을 달리고 있는 시점에, 팀에 꼭 필요한 마무리투수가 담 증상을 보였고, 거기에 팀에 꼭 필요한 대타자원에게 ‘불필요한’ 휴식을 주었고, 그리고 메인 투수코치마저 2군으로 내려보냈으니까요.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443448&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악재와 혼란 속에서 기아타이거즈는 롯데자이언츠와의 3연전을 맞이합니다. 첫 경기를 내준 기아타이거즈는 두 번째 경기에서 승리를 거둡니다. 첫 번째 경기는 선발이 윤석민 선수였고 그가 컨디션을 찾아가는 과정인지라 사실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오늘, 6월 14일, 윤석민 선수가 세 번째 선발 등판을 하는데, 오늘마저도 선발투수로서 믿음을 주지 못한다면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윤석민 선수를 아끼지만, 그에게만 1군 마운드에서 구위를 가다듬는 조정기를 부여하는 특혜를 줄 수는 없습니다. 프로에서 ‘당연한 패배’는 있을 수 없습니다.

 

  롯데자이언츠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임창용 선수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습니다. 기아타이거즈는 9회 김윤동 선수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3실점을 하게 됩니다. 만약 9회초에 3점을 내지 못했더라면 또 한번 보기 좋게 역전을 당했을 것입니다. 정말로 임창용 선수가 몸에 이상이 있었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만약 앞서 언급했던 갈등 때문에 그를 2군으로 내려보낸 것이라면 김기태 감독은 어떠한 방식으로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습니다.

 

  두 번째 경기, 8회말 1사, 신본기 타석에 채태인 선수가 대타로 들어섭니다. 이때 김기태 감독은 자동고의사구 작전을 지시합니다. 1사, 누상의 주자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작전이었습니다. 채태인 선수가 훌륭한 타자이긴 합니다만, 그런 작전을 걸 만큼 막강한 타자는 아닙니다. 설령 타석에 선 타자가 채태인 선수가 아니라 이대호 선수라 해도 그런 작전이 나와선 안 됩니다.

 

  채태인 선수 다음 타석은 한동희 선수였습니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두 선수의 기대득점은 사실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상황을 가르는 변수가 있다면 홈런일 텐데, 임기영 선수가 홈런을 허용할 확률이 높은 선수는 채태인 선수 쪽입니다. 그런데 채태인 선수는 홈런타자가 아닙니다.(6월 13일 현재 6홈런) 홈런을 많이 치지 않는 유형의 타자에게 홈런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그 타자를 일부러 1루로 내보냈습니다. 1사 상황에서 주자를 두게 된 것입니다. 한동희 선수는 기대득점이 채태인 선수에 못 미치는 타자입니다. 결과는 삼진아웃. 2사가 되었습니다. 딴은 채태인 선수를 내보내고 병살 작전을 펼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역시 효용성이 떨어지는 작전입니다. 어떤 통계도 타석에 선 타자와 마운드에 선 투수와의 대결을 정확히 예측해낼 수 없습니다. 채태인 선수가 1루에 나가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선 한동희 선수가 홈런을 때려낼 수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2사 후, 임기영이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김윤동 선수가 마운드에 올라옵니다. 나종덕 선수에게 안타를 허용하고 전준우 선수에게 볼넷을 내줘 2사 만루가 됩니다. 팬으로서 상당히 보기 괴로운 장면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정훈 선수가 플라이아웃으로 물러났지만 8회말 수비가 끝났다고 해서 8회말 수비가 성공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김기태 감독은 다음 날 인터뷰에서 이기기 위해 그런 작전을 펼쳤다고 했습니다. 그러곤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것이라는 코멘트를 덧붙입니다. 김기태 감독은 유독 책임진다는 말을 많이 하는 감독입니다. 자신이 실제로 질 수 있는 책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잘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어떤 상황에서는, 비약하자면 거의 모든 상황에  스스로 책임을 진다는 말이 가장 무책임한 말이 됩니다.

 

  루징이 확실시됐던 롯데와의 마지막 경기가 우천취소된 건 천운이었습니다. 그러나 운은 운일 뿐입니다. SK와이번스와의 첫 번째 경기, 장염 증세로 결장한 헥터를 대신하여 황인준 선수가 선발 등판했습니다. 그 뒤에 등판한 임기영 선수가 SK 타선을 잘 막았고, 특별한 위기는 없었습니다. 안치홍 선수의 존재감이 돋보인 경기였습니다. 그러나 임기영 선수가 최근에 너무 많은 공을 던지고 있습니다. 임창용 선수의 부재와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SK와의 두 번째 경기(20180613)에서는 정성훈 선수나 서동욱 선수의 공백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마땅한 대타요원이 없어서 제대로 기회를 살리지 못한 느낌입니다.

 

  서동욱 선수가 2군으로 내려간 지 한 달이 다 됐습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다룰 예정입니다. 서동욱 선수가 부진해서 내려간 건 맞지만, 타자는 경기에 나서지 않으면 부진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2016, 2017 시즌, 그는 충분히 역할을 해주었고 올 시즌에도 제 역할을 해줄 선수입니다. 이명기 선수나 최정민 선수에게 2군 정비 시간을 주고, 서동욱 선수를 콜업해서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준태 선수도 외야 가용 자원이니 이명기 선수의 수비 역할은 다른 선수로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습니다.

  이명기 선수는 타석에서 큰 믿음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 정작 김기태 감독은 작년 이명기 선수의 잔상을 지워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기태 감독이 여전히 이명기 선수를 신뢰하고 있다면, 다른 선수에게도 그런 방식의 신뢰가 전달되어야 합니다. 똑같이 부진해도 특정 선수에게 별다른 이유 없이 신뢰를 보내면서, 다른 선수에게는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정말로 ‘감’으로만 팀을 이끌어가는 것입니다.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437839

 

 

 

 

  KT와의 3연전을 시리즈 스윕으로 마무리한 기아타이거즈는 롯데자이언츠와의 원정 3연전을 맞이합니다. 윤석민 선수의 복귀 후 두 번째 선발 등판. 이에 맞서는 롯데자이언츠의 선발은 듀브론트였습니다. 지난 두산전에서 윤석민이 보여준 피칭만으로는 선전을 예상하기 어려웠습니다. 다만 4~5점 정도를 실점하고 듀브론트를 공략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윤석민은 번즈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하고 5이닝을 채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하고 맙니다. 승리를 기대했지만 승리를 예상하거나 확신한 건 아닙니다. 야구가 원래 그러니까요. 양현종이나 헥터 노에시와 같은 현재 타이거즈의 원투펀치가 마운드에 올라도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데, 하물며 오랜 공백 끝에 복귀했고 지난 등판에서 썩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윤석민의 선발 경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일 아닙니까.

 

  질 수 있습니다. 아무리 하위권으로 내려앉은 롯데자이언츠를 상대로 한 경기였지만 분명 선발 매치업에서 밀리는 경기였습니다. 찬스 때마다 타자들이 병살타를 치는 바람에 좋은 기회들이 무산되면서 9:1로 경기가 끝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8회 버나디나가 솔로홈런을 터트렸고 9회 뒷심을 발휘하며 유민상의 투런홈런을 포함, 4점을 더 보태 9:6의 스코어를 만들었습니다. 경기 후반(특히 9회)만 되면 전혀 득점을 뽑아내지 못했던 타이거즈의 타격 리듬을 생각하면 8, 9회의 5득점은 고무적인 일이었습니다.

 

  어쨌든 졌습니다. 아프지 않은 패배는 없으나, 패배보다 더 뼈아픈 건 타이거즈의 내홍이었습니다.

  6월 8일(금), 임창용과 정성훈 선수, 그리고 이대진 코치가 2군으로 내려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무런 잡음이 들리지 않았고, 감독의 적극적인 코멘트가 있었다면 ‘내홍’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6월 7일(목)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기아타이거즈갤러리에 임창용 선수와 정성훈 선수가 2군으로 내려갈 거라는 정보가 올라왔습니다. 임창용 선수가 이대진 코치와 김기태 간의 갈등이 있었고, 이에 김기태 감독이 정성훈 선수를 묶어 세 명을 2군으로 내려보낼 거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커뮤니티 특성상 그 내용을 곧이곧대로 신뢰하진 않았지만, 다음 날 거짓말처럼 두 명의 배테랑과 투수코치가 말소되었습니다.

  팀은 4연승 중이었습니다. 김기태 감독은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는 코멘트 외엔 별다른 해명이 없었습니다.

  http://osen.mt.co.kr/article/G1110920643

  임창용 선수는 어깨에 담이 있다는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 있었고, 정성훈 선수에겐 휴식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코멘트가 있었습니다.

  http://osen.mt.co.kr/article/G1110920759

  현재 정성훈 선수에게 휴식이 필요한가, 라는 의문은 일단 제쳐두기로 합니다. 더 중요한 건 임창용의 말소입니다. 어깨에 담 증세가 있다는 건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고, 김기태 감독은 임창용의 말소에 대해 별다른 코멘트를 하지 않았습니다. 스포츠조선 기사에서는 김기태 감독이 임창용의 말소에 대해서 ‘말을 아꼈다’고 했습니다. 임창용 선수의 담 증세는 구단 관계자가 논란을 의식해 임의적인 변명을 한 것처럼 보입니다. 정말로 임창용 선수에게 담 증세가 있었다면 김기태 감독도 알고 있었을 것이고, 그랬다면 말을 아끼는 대신, 임창용 선수의 어깨 이상을 분명히 언급했을 테니까요.

http://sports.chosun.com/news/ntype.htm?id=201806080100070020005236&servicedate=20180608

 

  분명히 말못할 사정이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정황이 커뮤니티에 올라온 ‘썰’을 더욱 신뢰하게 만듭니다. 많은 팬들이 커뮤니티에 올라온 말소 정보가 부산으로 이동 중인 선수나 코칭스태프로부터 흘러나온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팬들이 아무리 인맥이 좋아 팀 내부 사정에 촉각을 곤두세워도 새어나올 만한 정보가 있고 그럴 수 없는 정보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마침 수원에서 부산으로 이동하는 그 시간대에 커뮤니티를 통해 흘러나온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에서 언급된 것처럼 두 명의 베테랑과 한 명의 코치가 말소되었습니다. 이대진 코치의 말소야 그렇다치더라도 기아타이거즈의 현재 절대 전력인 마무리 임창용 선수와 클러치 능력이 뛰어난 대타요원인 정선훈 선수를 중요한 시기에 2군에 내려보냈다는 것은 정말 말이 안 되는 일입니다.

 

  커뮤니티 정보에 따르면 임창용 선수와 코치, 감독 간의 언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김기태 감독이 투수들에게 원하는 보직을 써내라고 했다는 걸 보면 투수들의 보직 문제 때문에 생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정말로 추론해야 합니다. 임창용 선수는 투수조 최고선임으로서 후배들의 고충을 피력했을 것입니다. 이대진 코치는 팀 사정상 투수들의 보직을 변칙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을 것이고, 어느 순간에 김기태 감독이 개입했겠지요. 김기태 감독은 단단히 화가 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정말로 그런 거라면) 김기태 감독이 굳이 화를 낼 필요가 있었을까요? 야구시스템이 선진화되면서 투수들에게 보직이 생겼고, 투수들은 적어도 내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등판할지 예측하며 스스로의 루틴을 만들어갑니다. 야구는 멘탈의 스포츠라서 그 루틴이 지켜지느냐, 그렇지 않고 흔들리느냐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지기도 합니다. 임창용 선수가 많은 것을 요구한 건 아닐 것입니다. 항의가 아니라 건의를 했을 확률이 높고요. 그런데 결과는 2군행입니다. 이 과정에서 임창용 선수가 은퇴까지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래서 감독의 대처가 참 아쉽습니다. 기분이 나쁠 수 있습니다. 선수단의 항명으로 이해했을 수도 있고요. 그러나 지금처럼 소통이 강조되는 시대에 ‘항명’이라는 말이 가당키나 합니까. 모든 권위를 내려놓고 형님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어간다고 정평이 나 있는 김기태 감독이지만, 그는 알려진 바와 달리 무소불위 권력으로써 팀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감독인 거죠. 아무리 화가 나도 팀을 더 우선시해야 합니다. 당장 임창용 선수와 정성훈 선수를 최소 10일 정도 전력에서 배제시킴으로써 팀은 몇 경기를 더 손해보게 될까요? 감독이 책임진다고요? 임창용과 정성훈이 없어서 달성하지 못한 1승, 상대팀에게 내준 1패, 그것을 어떻게 책임을 질 수가 있습니까. 김기태 감독이 감독직에서 물러난다고 해도 -1, -2, -3은 곧바로 만회되지 않습니다. 감독이 책임진다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편인데, 김기태 감독은 책임진다는 말의 의미를 분명히 알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모든 게 오해이길 바랍니다. 억측이고 낭설이길 바랍니다. 그러나 아무리 양보해도 모든 합리적 의심을 깨끗이 지울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할 수 있다면 더 명확하게 해명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의 과(過)가 있으면 시인하고 인정하길 바랍니다.

 

  어제 경기에서의 1패보다 더 아픈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팀을 우리가 버릴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경기의 패배 이외에 다른 이유로 슬퍼할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선발투수 팻딘이 6이닝을 책임지며 4실점했다. 빼어나진 않지만 준수했다. 그가 4점을 내줬지만 타선에서 무려 8점을 생산했다. 김윤동이 2이닝을 훌륭하게 막아주었고, 9회, 단 한번의 수비에서 4점이라는 넉넉한 점수를 지켜내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김세현이 올라왔다. 고백하자면 나는 그가 올라오는 순간 낙담했다. 최근에 연투를 거듭한 임창용의 피로도를 감안하면, 김세현을 내보낸 의도를 짐작할 수 있었지만, 김세현이 마운드에 오른 후의 4점은 그다지 여유 있는 점수 차가 아니었다. 코칭스태프에서 김세현의 등판을 결정하기 직전까지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마무리투수의 구위를 전혀 갖추지 못한 김세현이 2군에 내려갔다가 1군에 올라온 이후 제대로 공을 던져본 것은 단 한 차례밖에 되지 않았다. 그가 1군에 등록된 이후 (5월 17일) 어제까지(5월 23일) 약 일주일간 단 한 차례밖에 등판하지 않았다는 것은 2군에 다녀온 이후에도 구위가 심상찮았다는 방증이다.

 

 결단이 필요했을 것이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가 - 그것도 투수가 - 굳이 1군에 있을 필요는 없다. 그나마 여유가 있는 스코어 상황에서 김세현이 자신의 공에 대한 믿음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을 것이다. 김세현을 위한 결정이 아니라 팀을 위한 결정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임창용이 잘 막아주고 있지만 연투를 거듭하면서 저하되는 체력도 염려치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김세현이 4점차를 지켜주고 5연승으로 이어진다면, 상위권 도약의 청사진 또한 선명해질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일장춘몽에 지나지 않았다. 봄밤의 꿈보다 더 짧으므로 일회(一回)춘몽이라고 해두자. 김세현의 등판은 결국 실패했다.

 

  김세현은 윤석민, 이진영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무사 1, 2루를 허용한다. 오태곤의 까다로운 땅볼 타구를 잘 잡은 안치홍이 김선빈에게 토스한 공이 베이스에서 한참 먼 곳에 떨어진다. 실책이다. 무사 만루. 김세현은 강판당한다.

  안치홍의 실책이 없었더라면 적어도 경기는 뒤집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안치홍의 수비가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 또한 무사 1, 2루의 상황이 아니었으면 나오지 않았을 실책이다. 

 

  김세현이 마운드에 오르기 전의 상황을 보자. 8:4의 스코어를 실점 없이 막아낼 확률은 꽤 높았다. 그러나 그것은 임창용이 등판하는 경우였다. 임창용 또한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는 하드한 상황을 자초하긴 하지만, 그래도 최근에는 어찌됐든 막아내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타이거즈에서 김윤동과 함께 가장 미더운 불펜요원이었다. 그러나 마운드에는 임창용이 아닌 김세현이 오르면서 실점 없이 막아낼 확률이 낮아졌다. 그리고 무사 1, 2루가 되었고, 안치홍의 실책이라는 변수가 생겼다. 무사 만루, 5일 휴식을 취한 양현종이 등판한다고 가정해도 무실점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임창용은 무사 만루에서 등판했고 결과는 참담했다. 몸이 덜 풀린 채로 올라온 임창용은 최선을 다했지만 패배를 막을 수는 없었다.

 

  KT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하긴 했지만 오늘도 경기는 열린다. 이전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임기영이 선발로 나선다. 내심 시리즈 스윕을 기대했지만 마음처럼 안 되는 게 야구 아닌가. 두산베어스가 한화이글스에게 2패를 당하며 시리즈 열세가 확정된 상황에서 한화의 기세를 어떻게 막아낼지도 궁금하다. 아직은 중위권이지만 여전히 선두권 또한 가시권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세현이 가세한 타이거즈의 전력이 매번 마이너스가 된다면 김세현이 굳이 1군에 머물 필요가 없다. 그가 2군에 내려가 있는 12일 동안 그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 알 필요가 있다. 무조건 모두가 함께 갈 수는 없다. 코칭스태프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선수들에게도 동행에 동참할 수 있는 실력과 정신무장도 필요하다.

 

* 울지 마, 팻딘!!

 

 

2017 시즌 통합우승, 기아타이거즈.

 

타이거즈는 2018 시즌에도 우승후보이다. 전문가들도 10개구단 팬들도 타이거즈를 우승후보로 거론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최근 4연패, 5할 승률에서 다시 ‘-1’이 되었다. 넥센히어로즈와의 3연전을 모두 가져왔을 때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LG트윈스에게 루징을 당한 충격(이라고 하기엔 과하고 찜찜함 정도)을 잊고 초반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 (그 때 이미 3위였고, 선두권으로 분류되었다.)

이어 만나는 팀이 다소 전력이 약한 한화이글스였으므로 최소한 ‘위닝(+1)’을 기대했다. 한승혁이 오랜만에 선발로 등판한 4월 10일 경기, 한승혁은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으나 타격에서의 응집력이 부족했다. 우리 타자들은 많은 안타를 쳐냈으나 득점을 생산하지 못했고, 상대 타자들은 그걸 해냈다. 경기의 승패는 아주 단순하고 기본적인 데서 갈렸다. 할 말이 없는 경기였다. 호잉을 막지 못했다. 더 냉정히 말하면 호잉을 돌려세울 만한, 가용한 투수자원이 없었다. 타이거즈의 불펜은 ‘김윤동-임창용-김세현’ 정도의 조합으로 구축되는 듯했으나 부진한 김윤동을 대신해 임기준과 박정수가 임창용 앞뒤로 던지고 있는 추세다. 한화와의 첫 경기는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하는 불펜진의 약점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4월 11일 경기는 정용운이 선발로 나섰으나 오래 버티지 못했다. 이어 등판한 이민우, 작년 후반기에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그는 불필요한 중압에 시달리는 것 같기도 하다. 이민우가 꾸역꾸역 고비를 잘 넘기며 버텼고, 5회 최형우의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런데 이민우가 크게 흔들리면서 다시 역전을 내주었고, 그대로 경기는 끝났다. (안 좋을 때의 임기준의 모습을 팬들은 정확히 알고 있다. 앞으로 그런 모습이 노출되었을 때 코칭스태프에서 좀더 빨리 움직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4월 12일, 선발은 헥터 노에시였다. 그의 1회 투구를 지켜보며 직감했다. 헥터가 시즌에 한두 번 크게 무너지는 경기가 있는데, 올 시즌은 ‘오늘’일 거라고.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헥터 노에시는 무려 7실점을 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원투펀치가 무너진 경기는 별다른 코멘트를 남길 수 없다. 이 날 경기 결과는 뉴스로 확인했다. 무려 2083일만에 한화이글스에게 스윕패를 당한 날이었다.

 

4월 13일, 롯데자이언츠를 맞아 양현종이 분전했지만 (그래서 더욱 이길 거라고 생각했지만) 너무 허무하게 경기를 내줬다. 이 날 패배의 책임은 전적으로 불펜에 있다. 최악의 투구였다.

 

4월 14일,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었다. 잘 된 일이다. 어수선하고 침체된 분위기를 잘 추슬러 경기를 치러야 할 것이다.

  2018시즌 개막전, 기아타이거즈가 KT위즈에게 패했다.

  나쁘지 않은 출발이었다. 1회말, 1사 만루에서 시즌 100타점을 목표로 세운 나지완의 안타로 2점을 손쉽게 뽑았다. 후속타가 터지지 않은 게 아쉬웠지만 야구란 게 원래 그렇지 않은가.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3회초, KT의 신인 강백호가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고졸 신인이 개막전 라인업에 들고 거기에 강렬한 홈런까지 날렸다. 이번 시즌 KT를 향한 전문가들의 예측이 모조리 빗나갈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고작해야 신인 한 명이 들어온 거지만 (강백호에게는 이런 수식이 좀 미안하지만) 그 한 명의 가세가 KT에 어떤 시너지를 불러올 것인지 아무도 알 수 없지 않은가.

 

  홈런 하나, 고작해야 한 점이었지만 오늘 경기를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기분 탓이었는지 모르겠지만 헥터의 표정이 좋지 않아 보였다.

 

  6회초 로하스의 홈런, 그리고 이어진 윤석민과 황재균의 안타로 3:2가 되었다. 그리고 또 박경수의 1타점 적시타. 고작해야 한 점일 뿐인 신인의 홈런이 6회초 챔피언스필드를 뒤흔드는 광풍을 불러온 것이다. 6회말 공격에서 김주찬의 희생플라이와 버나디나의 안타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1회말처럼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KT가 먼저 앞서나가고 기아가 뒤쫓아가는 그림이 영 석연치 않았다. 동점이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 게 아니라, 역전을 시키지 못해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7회초 또다시 로하스의 홈런이 터졌다. 그리고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다.

 

  기아타이거즈의 1패였고 KT위즈의 1승이었다.

  이제 고작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각각의 1패와 1승이 두 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내일 두 팀은 각각 1패와 1승의 무게를 안고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어쨌든 144란 숫자는 144번의 '1'들로써 만들어진다.

 

  * 헥터가 아쉽긴 했지만, 임창용과 김세현은 건재했다. 2이닝 가까이 던진 김윤동도 나쁘지 않았으나 시즌 초반에는 그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열두 개의 안타로 4득점밖에 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타격의 흐름이 아쉬웠다.  나지완은 아주 훌륭했다.

 

  * 양원경, 김종모 님의 '말로홈런'을 청취하며 응원문자를 보냈는데, 나의 응원이 소개됐다. 야구공을 보내준다고 한다. 개꿀.  

 

 

 

 

 

    AS로마의 프란체스코 토티,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널메시나 이니에스타,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축구를 시작한 이래로 팀을 한 번도 옮기지 않은 원클럽맨, 팀과 '나'가 하나되는 팀아일체의 표본이다.

 

   나는 여자에게는 무수히 거짓말을 해왔지만 로마에게는 한 번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 말은 토티의 말이다. 로마의 왕자, 토티가 AS로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원클럽맨은 선수인 '나'의 겸양이나 (구단과의 계약 관계에서의) 양보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팀에 충성심이 높은 선수라도, 기량이 눈에 띄게 저하돼 더이상 팀에 보탬이 되지 않는 선수를 데리고 있을 팀은 없다. 원클럽맨은 절대적인 기량과 팀에 대한 애정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원클럽맨이라는 용어는 축구계에서 빈번히 사용돼 왔다. 위에 언급한 인물 말고도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축구스타들이 자신의 단 하나의 팀을 떠나는 걸 원치 않았다. 더 좋은 조건, 훨씬 더 많은 연봉을 포기하면서까지 말이다.

   프로야구 FA시장이 더욱 과열되면서 우리나라 야구에서는 더이상 '원클럽맨'을 찾기가 어렵다. 이종범 선수(기아타이거즈 은퇴)나 이승엽 선수(삼성라이온스 은퇴)나 김태균 선수(한화이글스) 같은 이름이 떠오르지만 그들은 모두 일본 진출을 시도했다가 다시 원래의 팀으로 복귀한 사례이므로 엄밀한 의미에서 '원클럽맨'이라고 칭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안다. 이들을 사랑하는 이들은 이들을 모두 원클럽맨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최근 강민호 선수가 두 번째 FA를 통해 팀을 옮겼다. (롯데자이언츠 → 삼성라이온스) 자이언츠 팬들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팀 팬들조차 강민호 선수의 이적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롯데의 강민호!'가 아니던가. 부산을 사랑했고, 자이언츠라는 팀에 충성을 다했고 팬들에게도 늘 고마워했던 그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다. 온갖 추측들이 난무하지만 커뮤니티 사이트의 중론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강민호 선수 FA 계약을 대하는 구단의 태도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역시 '돈'이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다 작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하나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구단의 태도라는 것에는 '돈'이 빠질 수 없는 문제니까. 어쨌든 자이언츠는 구단의 역사에, 팬들의 마음속에 길이 남을 '원클럽맨'을 잃게 되었다.

 

  제가 소설을 쓰는 첫번째 이유가 돈인 것은 아닙니다. 세번째 이유쯤 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인생을 걸고 어떤 일을 할 때, 세번째 이유는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닙니다. 이 밥벌이의 싸움을 피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현실에 참여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첫번째, 두번째 전장을 가벼이 여긴다는 의미가 아님을 잘 알아주시리라 믿습니다. 계속 싸워서 글과 돈을 열심히 벌어보겠습니다. 쓰고 싶은 소설을 다 써서 더이상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때까지, 굶어죽지 않고 살아남겠습니다.

- 장강명,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문학동네) 서문

 

  프로선수의 가치는 금액으로 증명된다. 그러나 '돈'이 프로선수가 지향하는 모든 것은 아니다. 강민호 선수가 야구를 하는 첫 번째 이유가 '돈'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그가 그동안 야구에 대해, 롯데자이언츠에 대해, 그리고 팬들에 대해 생각하고 말해오고 행동해왔던 것을 보면, '첫 번째'보다는 '두 번째'나 '세 번째'에 가깝다. 그러나 장강명 작가의 말처럼 두 번째나 세 번째라고 해서 강민호 선수에게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결국 프로선수의 가치는 금액으로 증명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도 중요할 것이다. 그 과정은 구단과 강민호 선수만이 아는 것이다. 어쩌면 강민호 선수 혼자만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같은 일을 함께 겪고서도 그 과정에 대한 기억의 결과값이 서로 다른 일이 얼마든지 많으니까.   

 

   작년 양현종은 기아타이거즈와 22억 5천만원 단년 계약을 맺었다. 물론 큰 돈이지만 양현종 선수가 지닌 실력과 가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계약이었다. 무엇보다 기량이 떨어져 팀 공헌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노장 선수를 제외한다면, FA 기회를 단년 계약으로 '날려버릴' 선수는 없다. 바보같은 계약이었다. 그러나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그가 양현종이기 때문이다. 기아타이거즈라는 팀밖에 생각해보지 않은 양현종이기 때문이다. 양현종이 일 년 뒤 더 좋은 대우를 해주겠다는 구단의 약속을 믿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 '원클럽맨' 탄생에 기여하는 다양한 요인들이 들어 있다. 그것은 바로 일단 기아타이거즈라는 팀밖에 생각해보지 않은 양현종의 충성심, 그리고 여전히 양현종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구단, 보너스로 일 년 뒤에 더 좋은 대우를 해주겠다는 구단의 태도(돈과 신뢰의 문제) 등이다.

 

 양현종 선수는 올해 20승을 올리며 그의 존재 가치를 더욱 확고히 했다. 이제 구단이 일 년 전 약속한 신뢰를 보여줄 시기이다. 기사대로라면 구단 측에서 계약 내용을 제시했고, 양현종 선수의 응답을 기다리는 단계라고 한다. 그러나 수동적으로 그 응답만을 기다리면 안 된다. 가만히 앉아서 양현종 선수의 응답을 기다리는 것은 자칫 다시 한번 그에게 양보와 희생을 강요하는 게 될 수가 있다. 응답을 기다리지 말고 응답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게 구단이 일 년 전의 약속을 이행하는 방법이다. 양현종은 이미 여러 차례 원클럽맨을 향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선수의 충성심과 애정에 대해 구단을 현재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가. 구단의 태도로 인해 양현종의 '원클럽맨' 의지가 결렬될 때, 팬들은 구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부디 아무것도 안심하지 말기를.   

 

  차일목 선수가 2017 시즌을 마치고 은퇴한다고 한다. 그의 마지막 팀은 한화이글스였다. 그는 2차 드래프트로 팀을 옮긴 후(기아타이거즈 → 한화이글스) 전적 팀에서보다 훨씬 안정적인 위치에서 포수 포지션을 소화했다. 안정적인 리드와 수비 실력에도 불구하고 차일목에 대한 평가는 박한 편이었다. 아무래도 수비 능력에 비해 공격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포수 포지션이 취약한 기아타이거즈에서 김상훈 선수와 함께 분투해준 선수라고 기억하고 있다. 그에게 야구선수로서 가장 짜릿한 순간은 언제였을까. 199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프로 지명을 받았을 때일까? 아니면 2009년, 기아타이거즈에서 처음으로 통합 우승을 했을 때일까? 아니면 2015년 시즌 후,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이글스의 지명을 받았을 때일까? 그것도 아니면 2011년 SK와이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엄정욱을 상대로 만루홈런을 쏘아올릴 때였을까.

 

  모두가 다 찬란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프로선수로서 지명됐을 때는 야구를 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2009년 처음으로 우승을 경험했을 때는 그 생각이 더 분명해졌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매순간, 부침 없이, 기쁠 수만은 없다.

 

  차일목은 2014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게 되었다. FA 계약은 야구선수라면 당연히 품게 되는 꿈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차일목은 구단과 원만한 협상을 하지 못하고 시장에 나가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차일목은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여기서 자존심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프로 선수의 자존심이라는 것은 기실 실력과 그로 인한 위상에 근거하는 것이다. 하지만 구단과 협상에 임하는 선수 개인의 자존심이 선수로서 쌓아올린 스탯과는 별개로 작동하는 경우가 있다. 이른바 인간적 자존심이다. 구단에서는 협상이 결렬된 뒤 차일목에게 얼마든지 다른 팀을 알아보고 조건에 맞으면 계약하고, 맞지 않으면 다시 돌아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다른 팀과 협상을 진행해도 소위 ‘괘씸죄’를 묻지 않겠다는 뉘앙스였는데, 차일목에게 그 말은 구단에 자신이 그렇게까지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말과 같은 말이었다. 그 말은 포수 차일목에 대한 부정이었다.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그는 어느 누구보다 성실한 자세로 홈플레이트를 지켜오지 않았는가.

 

  차일목은 야구를 한 것을 처음으로 후회했다. 이군을 전전하면서도 자신이 야구선수로서의 삶을 택한 걸 한 번도 후회해본 적 없었던 그였기에 그 후회는 자책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그렇게 끝낼 수는 없었다.

 

  차일목은 2년 총액 4억 5천만원에 기아타이거즈와 FA계약을 맺었다. 차일목은 자신을 강민호 선수 같은 일류 포수라고 생각한 적도 없었지만, 자신에 대한 평가가 너무 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게 프로라는 세계의 냉정한 현실이었다.

 

  2011년 9월 18일, 후반기 투․타의 이례 없는 침체 속에 타이거즈는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었지만, 아직 2위를 포기할 수 없는 시점이었다.

  11회말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차일목이었다. 대다수 팬들은 타석에 들어선 선수가 차일목이라는 사실에 낙담했다. 덕아웃에서도 12회초 마운드에 올라올 투수에 대해 고민을 하는 눈치였다.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차일목이 트윈스의 신성 임찬규 선수를 상대로 만루홈런을 때려낸 것이다. 그것도 끝내기홈런이었다.

 

  차일목은 그 때와 같은 환희가 한 번쯤 다시 찾아오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차일목은 2015 시즌 후,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이글스의 지명을 받아 팀을 옮기게 되었다. 이미 타이거즈는 백용환과 이홍구 선수, 두 명의 포수로 2016 시즌을 구상하고 있던 터였다. 더 이상 타이거즈 배터리에 차일목 선수의 지분은 없었던 것이다. 차일목은 자신에게 오히려 잘 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평균의 수비력과 안정적인 투수리드’가 장점인 자신에게 그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라고 생각했다. 포수진이 약한 편이었던 한화이글스에서 다시 한번 시작해보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2016 시즌, 차일목은 한화의 새로운 포수로 자리를 굳히게 된다. 누군가는 조인성 선수와 정범모 선수의 부진을 틈타 차일목이 무주공산을 점령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아니다. 차일목은 특유의 성실함으로 투수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배터리의 조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한 선수다. 비록 2017 시즌은 부상과 그 여파로 많은 경기에 나서진 못했지만, 그의 노력 덕분에 2018 시즌, 한화이글스의 새로운 코치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시 이렇게 질문한다. 차일목, 그에게 가장 짜릿한 순간은 언제였을까?

 

 

 

   아마도 ‘야구’를 했고, ‘야구’를 하고 있고, ‘야구’를 하게 될 모든 순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