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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진 코치가 2군으로 간 지(2018년 6월 8일) 수 일이 흘렀습니다. 당시 디시인사이드기아타이거즈갤러리에서 흘러나온 정보에 의하면 임창용 선수와의 갈등 때문에 2군으로 내려간 것처럼 보였습니다. 임창용 편에 서서 김기태 감독과 대립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후 한 기사를 통해 흘러나온 이야기로는 이대진 코치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고 김기태 감독이 이를 수용한 것이라고 합니다만, 뭔가 타이밍이 자연스럽지 않은 모양새입니다. 4연승을 달리고 있는 시점에, 팀에 꼭 필요한 마무리투수가 담 증상을 보였고, 거기에 팀에 꼭 필요한 대타자원에게 ‘불필요한’ 휴식을 주었고, 그리고 메인 투수코치마저 2군으로 내려보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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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재와 혼란 속에서 기아타이거즈는 롯데자이언츠와의 3연전을 맞이합니다. 첫 경기를 내준 기아타이거즈는 두 번째 경기에서 승리를 거둡니다. 첫 번째 경기는 선발이 윤석민 선수였고 그가 컨디션을 찾아가는 과정인지라 사실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오늘, 6월 14일, 윤석민 선수가 세 번째 선발 등판을 하는데, 오늘마저도 선발투수로서 믿음을 주지 못한다면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윤석민 선수를 아끼지만, 그에게만 1군 마운드에서 구위를 가다듬는 조정기를 부여하는 특혜를 줄 수는 없습니다. 프로에서 ‘당연한 패배’는 있을 수 없습니다.

 

  롯데자이언츠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임창용 선수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습니다. 기아타이거즈는 9회 김윤동 선수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3실점을 하게 됩니다. 만약 9회초에 3점을 내지 못했더라면 또 한번 보기 좋게 역전을 당했을 것입니다. 정말로 임창용 선수가 몸에 이상이 있었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만약 앞서 언급했던 갈등 때문에 그를 2군으로 내려보낸 것이라면 김기태 감독은 어떠한 방식으로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습니다.

 

  두 번째 경기, 8회말 1사, 신본기 타석에 채태인 선수가 대타로 들어섭니다. 이때 김기태 감독은 자동고의사구 작전을 지시합니다. 1사, 누상의 주자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작전이었습니다. 채태인 선수가 훌륭한 타자이긴 합니다만, 그런 작전을 걸 만큼 막강한 타자는 아닙니다. 설령 타석에 선 타자가 채태인 선수가 아니라 이대호 선수라 해도 그런 작전이 나와선 안 됩니다.

 

  채태인 선수 다음 타석은 한동희 선수였습니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두 선수의 기대득점은 사실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상황을 가르는 변수가 있다면 홈런일 텐데, 임기영 선수가 홈런을 허용할 확률이 높은 선수는 채태인 선수 쪽입니다. 그런데 채태인 선수는 홈런타자가 아닙니다.(6월 13일 현재 6홈런) 홈런을 많이 치지 않는 유형의 타자에게 홈런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그 타자를 일부러 1루로 내보냈습니다. 1사 상황에서 주자를 두게 된 것입니다. 한동희 선수는 기대득점이 채태인 선수에 못 미치는 타자입니다. 결과는 삼진아웃. 2사가 되었습니다. 딴은 채태인 선수를 내보내고 병살 작전을 펼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역시 효용성이 떨어지는 작전입니다. 어떤 통계도 타석에 선 타자와 마운드에 선 투수와의 대결을 정확히 예측해낼 수 없습니다. 채태인 선수가 1루에 나가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선 한동희 선수가 홈런을 때려낼 수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2사 후, 임기영이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김윤동 선수가 마운드에 올라옵니다. 나종덕 선수에게 안타를 허용하고 전준우 선수에게 볼넷을 내줘 2사 만루가 됩니다. 팬으로서 상당히 보기 괴로운 장면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정훈 선수가 플라이아웃으로 물러났지만 8회말 수비가 끝났다고 해서 8회말 수비가 성공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김기태 감독은 다음 날 인터뷰에서 이기기 위해 그런 작전을 펼쳤다고 했습니다. 그러곤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것이라는 코멘트를 덧붙입니다. 김기태 감독은 유독 책임진다는 말을 많이 하는 감독입니다. 자신이 실제로 질 수 있는 책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잘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어떤 상황에서는, 비약하자면 거의 모든 상황에  스스로 책임을 진다는 말이 가장 무책임한 말이 됩니다.

 

  루징이 확실시됐던 롯데와의 마지막 경기가 우천취소된 건 천운이었습니다. 그러나 운은 운일 뿐입니다. SK와이번스와의 첫 번째 경기, 장염 증세로 결장한 헥터를 대신하여 황인준 선수가 선발 등판했습니다. 그 뒤에 등판한 임기영 선수가 SK 타선을 잘 막았고, 특별한 위기는 없었습니다. 안치홍 선수의 존재감이 돋보인 경기였습니다. 그러나 임기영 선수가 최근에 너무 많은 공을 던지고 있습니다. 임창용 선수의 부재와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SK와의 두 번째 경기(20180613)에서는 정성훈 선수나 서동욱 선수의 공백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마땅한 대타요원이 없어서 제대로 기회를 살리지 못한 느낌입니다.

 

  서동욱 선수가 2군으로 내려간 지 한 달이 다 됐습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다룰 예정입니다. 서동욱 선수가 부진해서 내려간 건 맞지만, 타자는 경기에 나서지 않으면 부진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2016, 2017 시즌, 그는 충분히 역할을 해주었고 올 시즌에도 제 역할을 해줄 선수입니다. 이명기 선수나 최정민 선수에게 2군 정비 시간을 주고, 서동욱 선수를 콜업해서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준태 선수도 외야 가용 자원이니 이명기 선수의 수비 역할은 다른 선수로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습니다.

  이명기 선수는 타석에서 큰 믿음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 정작 김기태 감독은 작년 이명기 선수의 잔상을 지워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기태 감독이 여전히 이명기 선수를 신뢰하고 있다면, 다른 선수에게도 그런 방식의 신뢰가 전달되어야 합니다. 똑같이 부진해도 특정 선수에게 별다른 이유 없이 신뢰를 보내면서, 다른 선수에게는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정말로 ‘감’으로만 팀을 이끌어가는 것입니다.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437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