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게

  2018시즌 개막전, 기아타이거즈가 KT위즈에게 패했다.

  나쁘지 않은 출발이었다. 1회말, 1사 만루에서 시즌 100타점을 목표로 세운 나지완의 안타로 2점을 손쉽게 뽑았다. 후속타가 터지지 않은 게 아쉬웠지만 야구란 게 원래 그렇지 않은가.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3회초, KT의 신인 강백호가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고졸 신인이 개막전 라인업에 들고 거기에 강렬한 홈런까지 날렸다. 이번 시즌 KT를 향한 전문가들의 예측이 모조리 빗나갈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고작해야 신인 한 명이 들어온 거지만 (강백호에게는 이런 수식이 좀 미안하지만) 그 한 명의 가세가 KT에 어떤 시너지를 불러올 것인지 아무도 알 수 없지 않은가.

 

  홈런 하나, 고작해야 한 점이었지만 오늘 경기를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기분 탓이었는지 모르겠지만 헥터의 표정이 좋지 않아 보였다.

 

  6회초 로하스의 홈런, 그리고 이어진 윤석민과 황재균의 안타로 3:2가 되었다. 그리고 또 박경수의 1타점 적시타. 고작해야 한 점일 뿐인 신인의 홈런이 6회초 챔피언스필드를 뒤흔드는 광풍을 불러온 것이다. 6회말 공격에서 김주찬의 희생플라이와 버나디나의 안타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1회말처럼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KT가 먼저 앞서나가고 기아가 뒤쫓아가는 그림이 영 석연치 않았다. 동점이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 게 아니라, 역전을 시키지 못해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7회초 또다시 로하스의 홈런이 터졌다. 그리고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다.

 

  기아타이거즈의 1패였고 KT위즈의 1승이었다.

  이제 고작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각각의 1패와 1승이 두 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내일 두 팀은 각각 1패와 1승의 무게를 안고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어쨌든 144란 숫자는 144번의 '1'들로써 만들어진다.

 

  * 헥터가 아쉽긴 했지만, 임창용과 김세현은 건재했다. 2이닝 가까이 던진 김윤동도 나쁘지 않았으나 시즌 초반에는 그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열두 개의 안타로 4득점밖에 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타격의 흐름이 아쉬웠다.  나지완은 아주 훌륭했다.

 

  * 양원경, 김종모 님의 '말로홈런'을 청취하며 응원문자를 보냈는데, 나의 응원이 소개됐다. 야구공을 보내준다고 한다. 개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