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게

아이의 노래

생활2017. 6. 8. 02:15

  아이는 노래를 자주 부른다. 거실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부르기도 하고, 잠자리에 누워서 한 시간 동안 노래를 부르다가 잠들기도 한다. 차를 타고 나들이 가는 동안 노래를 부르고, 집에 돌아오면서 또 노래를 부른다.

 

  아빠가 알려준 노래도 부른다. 아빠가 알려준 노래는 '귀여워', '아빠와 크레파스', '카드캡터 체리' 등이다. 사실 아빠가 몇 번 불러주기도 했지만, 아이의 사진들을 모아 노래를 깔고 이미지 영상을 만든 걸 수시로 보고 배운 노래들이다.

 

  뽀로로와 친구들이 알려준 노래 중에선 '고래의 노래'를 즐겨부른다. 유튜브 채널에서 독학으로 배운 노래도 있다.

  '핑거송'과 '상어가족'이다. 핑거송은 돌 때부터 영상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아직도 종종 본다. 한참 그 영상을 볼 땐 엄마, 아빠의 손가락에 무엇이든 끼우려고 했다. 그게 장난감 반지일 때도 있었지만 다 먹은 요구르트병을 끼워놓기도 하고, 아이클레이 덩어리를 붙여놓기도 했다. 그러곤 엄마, 아빠의 손을 흔들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마미핑거마미핑거웨어아유, 히얼아이엠 히얼아이엠, 하우두유두.

 

  좀더 컸다고 느껴졌을 때가 '상어가족'을 부르며 율동까지 했을 때다. 율동을 잘 모르던 아빠는 아이가 그냥 손장난을 하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아이는 아가상어, 엄마상어, 아빠상어, 할머니, 할아버지 상어에  맞게 손동작을 하고 율동을 따라했던 것이다.

 

  어린이집에서 '올챙이'을 배워왔는지 그 노래를 흥얼거린 적도 있다. 아니, 아이는 흥얼거린 게 아니라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다만 우리에게는 그렇게 들리지 않았을 뿐. 엄마와 아빠가 있었고 이모가 있었다. 우리 셋은 아이가 부르는 노래가 무엇일지 골똘히 생각했다. 엄마와 이모는 금세 포기했지만 아빠는 포기하지 않았다. 한참 만에 아빠가 생각한 정답은 '올챙이송'. 아이는 올챙이송을 부르고 있었다. 부정확한 발음과 이상한 음정이었지만 그 노래는 올챙이송이었다. 아이가 무슨 노래를 부르고 있는지 알아맞힌 아빠는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아빠를 보면 나도 몰래 달려가

 안기고 싶어. 왜 그럴까, 왜 그럴까.

 으음, 사랑이죠.

 

   요즘에 아이가 자주 부르는 노래이다. 유치원에서 배운 노래다.

 

   노래를 부르던 아이가 묻는다.

   아빠를 보면 나도 몰래 달려가 안기고 싶어, 왜 그럴까?

   아이가 노랫말을 풀어서 자신의 질문인 것처럼 물어보는 것이다. 

 

   희담이를 보면 나도 몰래 달려가 안아주고 싶어. 그 마음과 똑같은 이유일 거야.

 

   아빠는 설명했지만, 아이는 ???? 물음표 가득한 얼굴로 아빠를 쳐다보다가 노래를 이어 부른다. (진짜로 물어본 게 아니라는 듯이)

 

   으음, 사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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